[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제48문.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애에서 자신을 어떻게 낮추셨습니까?

 무명(無名)의 삶과 처절한 싸움: 그리스도의 생애 속에 담긴 낮아지심 (대요리문답 제48문)

우리는 앞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빌려 차가운 구유에 누우시는 '탄생의 낮아지심'을 살펴보았습니다(제47문). 그러나 주님의 비하(낮아지심)는 단지 태어나실 때의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이 땅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셨던 약 33년의 생애 전체를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낮추셨습니다.

"온 우주의 입법자이신 하나님이 왜 율법을 지키셔야 했을까?"

"예수님의 공생애 이전 30년의 무명 시절에는 어떤 신학적 의미가 있을까?"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Westminster Larger Catechism) 제48문은 평범한 인간의 자리에서 세상의 멸시와 사탄의 유혹, 그리고 육신의 한계와 치열하게 싸우셨던 '인간 예수'의 거룩한 생애를 조명합니다.

1. 질문: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애에서 자신을 어떻게 낮추셨습니까?

답변: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생애에서 자신을 다음과 같이 낮추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스스로 율법에 복종하셔서 율법을 완전히 다 이루셨고, 인성에 공통된 것이든 특별히 자신의 비천한 형편에 따르는 것이든 세상의 멸시사탄의 시험육신의 연약함과 싸우셨습니다. (갈 4:4, 마 5:17, 롬 5:19, 시 22:6, 히 12:2∼3, 마 4:1∼12, 눅 4:13, 히 2:17∼18, 4:15, 사 52:13∼14)

2. 조나단 에드워즈가 묵상한 예수님의 '30년 무명 시절'

우리는 흔히 예수님의 기적과 사역이 집중된 3년의 공생애만을 기억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위대한 신학자 조나단 에드워즈는 주님의 가려진 30년의 삶 속에 담긴 엄청난 수치와 낮아지심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늘과 땅의 창조자가 이로부터 겪은 수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해보자. 약 30년 동안 그는 노동자 사이에 섞여서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삶을 사셔야 했으며 그동안 다른 노동자들과 같이 무시당했으며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창조주 하나님이 피조물인 인간들 틈에 섞여, 한 명의 이름 없는 시골 목수로 땀 흘리며 무시당하셨던 그 30년의 세월 자체가 성도들을 향한 거대한 사랑의 비하였습니다.

3. 율법의 제정자가 율법에 복종하여 다 이루심

예수님은 모든 법을 만드신 왕이시자 입법자이십니다. 그런 분이 피조물의 법 아래로 자신을 스스로 밀어 넣으셨습니다.

  • 율법 아래 나심: 주님은 인간의 몸을 입으시는 순간부터 스스로 율법에 복종하는 자리를 택하셨습니다(갈 4:4).

  • 완벽한 능동적 순종: 주님은 단 한 줄의 계명도 어기지 않으시고 온전하게 율법을 다 성취하셨습니다(마 5:17; 롬 5:19). 아담이 실패했던 '완전한 순종'을 인간의 몸으로 대신 이루어 내사, 우리에게 전가해 줄 '완전한 의(Righteousness)'를 획득하신 것입니다.

4. 생애 동안 마주하신 3가지 처절한 싸움

예수님이 이 땅에서 마주하신 삶의 형편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극심한 영적, 환경적 싸움을 온몸으로 받아내셨습니다.

① 세상의 멸시와 수치 (시 22:6; 히 12:2-3)

주님은 고향 사람들에게 배척당하셨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신성모독자라는 비난을 받으셨으며, 가장 아끼던 제자에게 배신당하셨습니다. 성경은 주님이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가 되셨으며, 십자가의 부끄러움을 개의치 않고 참으셨다고 증언합니다.

② 사탄의 교활한 시험 (마 4:1; 눅 4:13)

그리스도께서는 공생애를 시작하시며 광야에서 사탄에게 직접적인 굶주림과 명예, 권력의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사탄은 주님의 생애 전반에 걸쳐 십자가의 길을 방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유혹의 덫을 놓았고, 주님은 이를 말씀과 성령으로 매 순간 물리치셔야 했습니다.

③ 육신의 연약함과의 싸움 (히 2:18; 4:15)

예수님은 죄는 없으셨지만, 타락한 세상 속에서 인간의 몸(인성)이 겪어야 하는 모든 보편적인 한계를 고스란히 겪으셨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 피로와 고독, 그리고 죽음의 공포 앞에 눈물 흘리시며 우리와 똑같은 육신의 연약함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셨습니다.

[교훈과 적용]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는 성도들에게 주는 위로

대요리문답 제48문이 전하는 주님의 생애는 오늘날 무겁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1. 지치고 알아주지 않는 일상 속에서 낙심하지 마십시오: 매일 반복되는 노동,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무명(無名)의 삶을 살아가고 계십니까? 우리의 구원자 예수님도 30년 동안 똑같이 평범한 노동자로 묵묵히 일상을 살아내셨습니다. 주님은 여러분이 일터와 가정에서 느끼는 피로와 지루함, 무시당하는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2. 시험과 연약함 가운데서 대제사장을 의지하십시오: 우리는 유혹에 쉽게 넘어지고 육신의 질병과 연약함 앞에 쉽게 좌절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세상의 멸시와 사탄의 시험을 직접 몸으로 겪고 승리하신 분입니다(히 2:18; 4:15). 우리가 겪는 시험을 친히 체휼하신 주님께 나아갈 때, 주님은 우리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이길 힘과 능력을 공급해 주십니다.

  3. 그리스도가 이루신 완전한 의를 붙드십시오: 우리는 율법을 온전히 지킬 능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을 이유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생애 전체 동안 율법에 복종하사 완벽하게 성취해 주셨기 때문입니다(롬 5:19). 나의 어설픈 열심이 아니라, 주님이 삶으로 완성하신 그 완전한 공로를 믿음으로 덧입어 날마다 담대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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