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터민스터 대요리문답] 제71문. 칭의가 어떻게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행위입니까?

공짜가 아닌 ‘값비싼 은혜’: 칭의가 값없는 선물이 된 진짜 이유 (대요리문답 제71문)

우리는 앞선 제70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리스도의 의를 입혀주시는 법정적 선언인 '칭의(의롭다 하심)'의 원리를 배웠습니다. 죄인인 우리가 아무런 대가 없이 '의인'이 되었다는 사실은 복음 중의 복음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깊은 질문이 생깁니다.

"죄의 대가는 반드시 사망인데, 하나님이 우리를 그냥 공짜로 의롭다 하신다면 하나님의 공의는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요? 어떻게 칭의가 하나님의 공의를 해치지 않으면서 값없는 은혜가 될 수 있나요?"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Westminster Larger Catechism) 제71문은 우리가 누리는 '값없는 은혜' 뒤에 숨겨진 '가장 값비싼 대가'를 보여주며, 복음의 중심에 있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의 위대한 만남을 가르쳐 줍니다.


1. 질문: 칭의가 어떻게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행위입니까?

답변: 비록 그리스도께서는 의롭다 함을 받을 사람들을 대신하여 자신의 순종과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공의에 대해 적절하고 실제적이며 충분한 만족을 드리셨지만,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요구될 보증으로부터 만족을 받으셔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보증(Surety)으로 자신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를 주시고, 그리스도의 의를 그들에게 전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의롭다 하실 때에 믿음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시는데, 이 믿음 또한 하나님의 선물이므로 그들이 의롭다 함을 받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값없이 주시는 은혜입니다.

(롬 5:8∼10, 11, 딤전 2:5∼6, 히 10:10, 마 20:28, 단 9:24, 26, 사 53:4∼6, 10∼12, 히 7:22, 롬 8:32, 벧전 1:18∼19, 고후 5:21, 롬 3:24∼25, 엡 2:8, 1:7)

2. 나에게는 공짜, 하나님께는 '가장 값비싼 대가'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현대 기교인들이 복음을 눈물 없는 눈물, 회개 없는 용서로 취합하는 '값싼 은혜(Cheap Grace)'에 빠져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대요리문답은 우리가 받은 구원이 결코 값싼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가장 '값비싼 은혜(Costly Grace)'라고 선언합니다.

                       [ 칭의: 값비싼 은혜의 방정식 ]
    ▶ 죄인의 상태 : 스스로 죄의 빚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음 (영원한 파산)
    ▶ 하나님의 공의:"죄의 삯은 사망"인 법적 요구를 결코 탕감할 수 없음)
    ▶ 하나님의 공의:"죄의 삯은 사망"인 법적 요구를 결코 탕감할 수 없음
    ▶ 은혜의 해법:하나님이 친히 '독생자 예수'라는 보증을 세워 빚을 전액 상환하심
  • 공의의 완벽한 충족: 하나님은 공의로운 재판장이시기에 죄를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실 수 없습니다. 반드시 법적인 삯을 받아내셔야 했습니다.

  • 충분한 만족(Satisfaction):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택함 받은 죄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시고 전 생애를 통해 율법에 순종하심으로, 하나님의 엄격한 법적 요구에 대해 '적절하고 실제적이며 충분한 만족'을 갚아내셨습니다(롬 5:9, 19).

3. 하나님이 친히 세우신 완벽한 보증(Surety), 예수 그리스도

은행에서 거액의 돈을 빌릴 때 능력이 없으면 확실한 '보증인'이 필요합니다. 인류는 죄로 인해 영원히 갚을 수 없는 파산 상태에 직면했습니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심판주이신 동시에, 우리를 위해 친히 보증을 세워주시는 사랑을 베푸셨습니다.

  • 독생자를 보증으로 내어주심: 하나님은 죄인인 우리에게 보증을 데려오라고 요구하지 않으시고, 자신의 품속에 있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원 보증인'으로 지정해 주셨습니다(사 53:6; 롬 8:32).

  • 의의 전가: 보증인이신 예수님이 채무자인 우리의 모든 죄의 짐을 다 짊어지시고 청산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이 가지신 눈부신 '의의 재산'을 우리 계좌로 그대로 넘겨주셨습니다(고후 5:21).

4. 통로가 되는 '믿음'조차 선물인 이유

하나님은 우리가 의롭다 함을 얻을 때 오직 '믿음' 하나만을 요구하십니다(롬 3:24-25). 율법의 행위나 도덕적인 성취를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그렇다면 "믿음은 인간이 낸 유일한 공로나 조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요리문답은 이조차도 인간의 자랑이 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습니다.

"이 믿음 또한 하나님의 선물이므로(엡 2:8)"

복음을 듣고 예수를 구주로 믿을 수 있는 그 마음의 상태와 믿음의 반응조차도 내 본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성령을 통해 내 마음에 주입해 주신 전적인 선물입니다. 손을 내밀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손가락의 힘'까지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에, 칭의의 모든 과정은 100% 값없이 주시는 전적인 은혜(엡 1:7)가 됩니다.

[교훈과 적용] 은혜의 무게를 아는 성도의 삶

대요리문답 제71문은 구원의 확실함이 주는 위로와 더불어, 그 은혜를 받은 자가 가져야 할 엄숙한 삶의 태도를 일깨워줍니다.

  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안식을 누리십시오: 여러분의 죄책과 구원의 채무는 완전히 청산되었습니다. 2천 년 전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고 선언하셨을 때, 하나님의 공의는 완벽하게 만족(Satisfaction)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한 번 청산된 죄의 빚을 여러분에게 다시 받아내지 않으십니다. 구원의 탈락을 두려워하지 말고 주님이 완성하신 완벽한 평안 속에 거하십시오.

  2. 은혜를 값싸게 취급하는 방종을 버리십시오: 내가 거저 받은 의롭다 하심은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성부 하나님의 독생자를 제물로 내어놓으신 아픔의 대가이며, 성자 하나님이 온몸이 찢기며 치르신 피의 대가입니다. "예수님이 다 갚으셨으니 대충 죄지으며 살아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나를 위한 보증이 되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경멸하는 죄입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치러진 그 숭고한 대가의 무게를 기억하며, 날마다 두렵고 떨림으로 거룩한 삶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바랍니다.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강해 전문(1~196문)

    웨스트민스터 대요리문답 전문 낭독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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